올 봄에 잠깐 양산을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그때 양산 가야진 축제에 다녀왔죠. 전통행사에 관심이 없었지만 생각보다 재밌더군요. 우리 어머니들이 모여 연습하고 흥겹게 축제를 하시는 모습을 보며 저도 덩달아 흥이 났습니다. 몰랐는데 가야 용신제가 무형문화재 19호로 지정되어 있더군요. 그런 순간을 직접 눈으로 봤다고 하니 감회가 새롭네요.
가야진 용신제는 통일신라가 삼국을 통일한 후 국가적 제전으로 정한 행사라고 합니다. 용신에게 뱃길의 안전과 우순풍조를 비는 행사라고 하네요. 사실 제사만 지내던 때와 달리 97년 이후 용신제놀이도 부활시켰다고 하네요. 제가 본 모습들이 용신제놀이였던거 같습니다. 나팔소리와 흥겨운 장구소리 속에서 마시던 달콤한 물금막걸리는 술을 싫어하는 제게도 흔히들 말하는 ‘꿀맛’이었습니다. 하늘도 파랗고 이 날 처음으로 광각렌즈를 사용해보았죠. 렌즈는 85m와 14-24, 그리고 24-70으로 촬영했습니다. 바디는 물론 니콘 D810이죠.
평소에 술을 즐기지 못해, 늘 커피와 차만 마시던 저였는데, 이 날만큼은 정말 달콤하게 한잔 했습니다. 물금막걸리, 사이다를 넣은건지 몰라도 너무 달콤하고 부드러워 꿀떡 거리며 한잔을 다 마셔버렸네요.
이 날따라 하늘은 맑고 강은 잔잔했습니다. 바람도 많이 불지 않았죠. 그래도 4월 초라 그런지 아직은 가시지 않은 겨울이 느껴졌습니다. 새로 산 광각렌즈를 마음껏 활용할 수 있는 기회였죠.
이번기회를 계기로 한국의 전통행사를 더 찾아보고자 마음먹었습니다. 먹고 살기 바쁘다며 사실 그리 큰 관심이 없었는데, 나이가 들어서 인지 장구소리가 무척이나 흥겹고 반갑더군요.
용신에게 바치는 돼지입니다. 아기 돼지더군요. 저 상태로 배에 띄워 강을 거슬러 올라갔습니다. 단순한 미신이 아닌, 용신에게 우순풍조를 빌던 옛 선조들은 어떤 기분일까를 느끼며 저도 아쉬운 발걸음 돌렸습니다. 양산 가야진 용신제는 매년 4월 첫 양산의 행사로 국가적인 제사 중 하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