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촬영을 다니면 가끔 지인들의 부탁을 받곤 합니다. 그리고 지인이 관련된 일은 늘 일이 어설피 마무리됩니다. 그래서 사실 지인의 부탁을 잘 받진 않습니다. 금전과 관련돼버리면 돈 몇십에, 몇 만원에 의 상할때가 많습니다. 저는 저대로 섭섭한 부분이 생기고, 상대방은 결과물에 대해 마음에 들지 않아도 아는 사람이라는 단아하나에 말을 못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지인들의 부탁이 들어오면 말합니다.
“사진은 주관적인 부분이다. 원하는 사진이 있다면 나에게 스크랩을 해서 보여달라, 만약 똑같은 촬영이 안 된다면 솔직하게 얘길 할 테니, 나보다 더 좋은 작가님을 찾아봐라.” 촬영비를 안 받고 가벼운 마음으로 촬영한다고 하더라도, 부담이 없진 않습니다. 내가 그냥 촬영해줬으니 너는 가타부타하지 말아라, 이 역시 억지 같은 말이죠. 그래서 지인들의 촬영은 최대한 피하되, 만약 불가피하게 받게 되었다면 더 꼼꼼히 작업하려고 합니다.
스냅사진이란 무엇인가.
아직 초보의 길을 벗지 못한 저이지만, 그 동안 다니며 느낀 스냅사진은 기다림입니다. 자연스러운 모습을 기다리고, 나에게 맞는 구도를 기다리고, 물론 연출이라는 이름하에 내가 직접적으로 관여할수도 있지만, 가장 자연스러운 스냅사진은 기다리는 것 같습니다. 기다리고 인내하며 셔터 한번을 누르더라도 정말 담고자 하는 피사체의 모습을 담기 위해 노력하는 그런 분야인 것 같습니다. 유명한 작가의 말은 인용하면 스냅은 결정적 순간의 미학이라 합니다. 찰나의 순간을 담아내는 유일한 분야이죠. 그 날의 분위기, 공간, 날씨, 사람 모든 것을 한장의 이미지로 남기는 그러나 단순 기록이 아닌 스토리가 담긴 이미지. 그게 바로 스냅사진인 것 같습니다. 상업사진이라고 한들 피사체의 매력을 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다르지 않습니다. 오히려 작가의 주관적인 시점이 아닌, 피사체의 요구에 맞추기 위해 더 노력하는 분야인 것 같습니다. 예술사진을 폄하하는 것이 아닙니다. 예술사진은 한장의 메시지를 남기기 위해 고뇌하고 노력하는 작가의 피땀이 서린 기록이기 때문에 제가 함부로 이렇다 저렇다 할 분야가 아닙니다. 그래서 말을 아낍니다. 상업사진의 경우 저 역시 상업사진가의 길을 걷기 위해 노력하고, 사진으로 밥 벌어 먹고살기 위해 머리쓰는 한 명의 인간이기 때문에 제가 느낀점을 적는것입니다. 상업사진 작가라도 예술성이 훌륭하고, 사진 한장의 결과물이 감동으로 다가오는 작가님들이 많습니다. 그렇게 되기위해 투자한 시간과 땀을 무시하진 못합니다.
사실 오늘은 섭섭한 마음에 두서없이 적어봅니다. 상업사진이라고 무시받을 분야가 아니고, 지인이라고 한들 촬영자의 입장에서는 그 부담감이 똑같습니다. 사진 촬영하는데 뭐가 그렇게 비싸냐고, 사진이 왜 이렇냐고, 왜 이렇게는 촬영 안 되느냐고, 제 결과물이 훌륭하다면 안 나올 말이지만, 그래도 섭섭한 마음을 숨길수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