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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10년이 넘게 다니던 미용실 형님에게 전화가 한통 왔습니다.

"가게 접는데, 가기 전에 사진 좀 찍어주라."



이 무슨 날벼락 같은 소리냐며, 서둘러 발길을 옮겼죠. 오래된 동네라 그런지 재개발이 이루어지는데, 공사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남산동으로 가게를 옮긴다고. 그래서 마지막으로 파마 한번 했습니다. 한 가게의 단골이라는 것은, 단순한 고객이 아니더군요. 


10년이 넘는 동안 형님에게 머리를 맡기면서 추억도 많이 쌓였습니다. 첫 직장에서부터, 지금의 홀로서기까지, 제 모든 인생사를 알고 있는 형님이라 그런지 마지막으로 가서 인사를 나누는데 큰 아쉬움이 밀려옵니다. 마지막으로 가게 앞에서 사진 하나 찍자는 제 말에, 깔끔한 흰 티로 갈아입고는 멋지게 포즈를 취하네요. 


늘 싼 가격에 웃음을 함께 주던 미용실 사장님. 아기 성장영상 만들어준게 며칠 전 같은데, 벌서 초등학교 입학을 바라봅니다. 형님 저도 곧 장가갈 겁니다. 몇 년 뒤에는 우리 아이 손잡고 미용실 놀러 갈게요.추억이 가득 담긴 동네미용실, 헤어스케치 간판이 왠지 더 아련했습니다.워낙에 성격 좋고 넉살 좋은 형님이라 그런지, 소식들은 동네 아주머니들, 사장님들이 모두 찾아와 인사하더군요. 이 형님이 참 잘 살았다고 느낀 게 여기 오는 사람들마다 가게 위치 묻고 꼭 찾아간다며 약속하는 모습을 보고 느꼈습니다.



그동안 정말 수고 많았다고, 꼭 남산동 가서도 머리 다시 한번 더 하겠다고. 저도 남산동 놀러 가는 김에 머리 맡겨야겠습니다.


"그동안 정말 고마웠습니다. 형님 앞으로도 대박 나세요. 명함 디자인도 제가 도와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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